쉬운 주석
청소년어린이일반

창세기 38장 — 가장 큰 수치 위에 새겨진 은혜

창세기 38장 · 청소년판 쉬운 주석 · 근거: 퍼블릭 도메인 주석 5종 종합

요약

창세기 38장은 요셉 이야기가 한창 진행되던 흐름을 잠시 끊고 갑자기 유다의 가정사를 들려줍니다. 유다는 야곱의 넷째 아들이자 훗날 다윗과 메시아가 나오는 지파의 조상입니다. 그런데 이 장이 기록한 것은 그 가문의 영광이 아니라 가장 부끄러운 수치입니다. 유다는 형제들을 떠나 가나안 사람과 어울려 살고, 두 아들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악하여 죽고, 유다 자신은 며느리 다말을 창녀로 오인해 동침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수치의 한복판에서 태어난 아들 베레스를 통해 그리스도의 계보가 이어집니다. 이 장은 하나님의 은혜가 사람의 공로가 아니라 순전한 긍휼 위에 세워진다는 사실을 정면으로 보여 줍니다.

장의 흐름

  • 1~5절 — 유다가 형제를 떠나 가나안 사람과 어울리며 결혼해 엘·오난·셀라 세 아들을 얻습니다.
  • 6~11절 — 두 아들 엘과 오난이 악행으로 죽고, 유다가 며느리 다말을 친정에 대기시킵니다.
  • 12~18절 — 아내를 잃은 유다가 딤나로 올라가고, 다말이 얼굴을 가려 유다에게서 담보물을 받고 임신합니다.
  • 19~26절 — 담보물이 증거가 되어 유다의 죄가 드러나고, 유다가 "그 여자가 나보다 의롭다"고 고백합니다.
  • 27~30절 — 다말이 쌍둥이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 베레스를 통해 그리스도의 계보가 이어집니다.

단락별 해설

1~5절 — 내리막길의 시작

그 무렵에 유다가 자기 형제들에게서 내려가, 히라라는 이름의 한 아둘람 사람에게로 들어갔다. (창세기 38장 1절)

유다는 자기 형제들을 떠나 아둘람 사람 히라와 어울리기 시작합니다(1절). 옛 주석가들은 이 한 걸음을 유다의 "내리막길"이 시작된 지점으로 봅니다.[헨리] 좋은 관계를 끊고 새로운 친구를 좇아 내려간 자리에서 곧바로 잘못된 선택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유다가 형제들을 떠난 것을 두고, 요셉이 팔려 간 사건에 대한 회개 없는 분노 때문이라고 보기도 하고 양심의 가책 때문이라고 보기도 합니다(1절).[풀핏] 실제로 유다가 가나안 사람 수아의 딸과 결혼한 일도 아버지 야곱의 주선이 아니라 새 친구 히라의 주선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봅니다(2절).[헨리] 어떤 주석은 이 결혼을 앞서 에서가 이방 여인과 맺은 결혼과 나란히 두면서, 어울리지 않는 결합에서 나온 자손의 악행이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고 설명합니다.[JFB] 또 어떤 주석은 유다가 아브라함의 자손에게 금지된 민족과 통혼한 것 자체를 분명한 죄로 못박습니다(2절).[칼빈] 유다가 어디로 내려갔는가, 누구와 함께 있었는가가 그다음의 모든 일을 결정했습니다.

6~11절 — 두 아들의 죽음, 그리고 미뤄진 약속

그런데 유다의 맏아들 엘이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악하므로, 여호와께서 그를 죽이셨다. (창세기 38장 7절)

유다의 맏아들 엘은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악하여 죽임을 당합니다(7절). 옛 주석가는 이것을 하나님이 악인을 신속히 처리하시는 사례로 읽습니다.[헨리] 장수를 하나님의 선물로, 요절을 형벌의 표시로 보되, 장수가 곧 하나님의 은총이라는 절대 규칙으로 굳혀서는 안 된다는 단서도 함께 답니다.[칼빈] 이어 유다는 둘째 오난에게 형사취수의 의무, 곧 형의 대를 잇게 하라고 명합니다(8절). 이 관습은 아직 율법으로 규정되기 전이었지만 사람들이 자연의 본능처럼 지켜 오던 것으로, 훗날 모세 율법에 명문화된 관습의 첫 번째 예라고 설명됩니다(8절).[JFB·칼빈] 그런데 오난은 그 후손이 자기 것이 되지 않을 것을 알고 의무를 회피합니다(9절). 주석은 이 죄를 단순한 성적 방종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조상이 될 수도 있었던 영예를 스스로 저버린 행위이자 가족의 희망을 소멸시키고 태어날 아들을 태어나기도 전에 죽이는 죄로 규정합니다.[헨리·칼빈] 그래서 하나님이 특히 미워하시는 죄라고 말합니다.[헨리] 오난도 여호와께 죽임을 당한 뒤, 유다는 셋째 셀라가 자랄 때까지 다말을 친정에 대기시킵니다(11절). 그러나 이는 셋째마저 잃을까 두려워 사실은 주지 않으려는 속셈이었고, 두 아들의 죽음을 무고한 다말의 탓으로 돌린 부당한 처사이자 변명할 수 없는 기만이었습니다(11절).[헨리·칼빈]

12~14절 — 과부의 옷을 벗은 다말

그러자 다말은 자기 과부의 옷을 벗고 너울로 자기를 가리고 몸을 감싼 뒤, 딤나로 가는 길가에 있는 에나임 입구에 앉았다. 이는 셀라가 다 자랐는데도 자기가 그의 아내로 주어지지 않은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창세기 38장 14절)

유다의 아내가 죽고, 유다는 양털 깎는 절기에 친구 히라와 함께 딤나로 올라갑니다(12절). 이 시기는 팔레스타인에서 명절 분위기의 성대한 잔치 기간이었다고 합니다.[JFB] 다말은 셀라가 다 자랐는데도 자기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을 보고, 과부의 옷을 벗고 너울로 얼굴을 가린 채 길목에 앉습니다(14절). 주석은 다말의 계획이 정욕이 아니라, 속임수로 시아버지를 꾸짖으려는 의도였다고 봅니다.[칼빈] 그러나 그 방법이 간음 못지않은 근친상간의 죄임을 분명히 하며, 정결하고자 하는 사람은 집에 머물러야 한다는 원칙으로 다말의 행위 자체를 옹호하지는 않습니다.[헨리·칼빈] 흥미롭게도 다말이 굳이 얼굴을 가린 것에서, 죄를 지으려는 사람에게도 수치심의 감각은 남아 있다는 증거를 읽어 냅니다(14절).[칼빈]

15~18절 — 눈에서 시작된 죄

유다가 그 여자를 보고 창녀로 여겼으니, 그가 자기 얼굴을 가렸기 때문이다. (창세기 38장 15절)

유다는 얼굴을 가린 다말을 창녀로 여기고 값을 흥정합니다(15절, 16절). 옛 주석가는 유다의 죄가 눈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며, 눈과 마음의 절제를 강조합니다.[헨리] 늙은 나이에도 정욕에 사로잡힌 유다의 모습을 두고, 자기를 절제하지 못하는 사람을 짐승에 빗대며 경계합니다.[칼빈] 유다는 새끼 염소 한 마리를 값으로 약속하고, 그때까지 도장과 끈과 지팡이를 담보로 내줍니다(17절, 18절). 순결과 명예를 겨우 염소 한 마리에 판 셈이니, 수천 마리 숫양으로도 치를 수 없는 대가를 치른 것이라고 꼬집습니다.[헨리] 여기서 담보로 준 도장은 자기 이름을 새겨 소유를 증명하던 인장으로, 끈에 매여 지팡이에 함께 달려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18절).[JFB·풀핏] 유다는 자기가 무엇을 내주고 있는지 몰랐지만, 바로 그 물건들이 훗날 자신을 겨누는 증거가 됩니다.

19~23절 — 죄가 아니라 수치를 두려워하다

유다가 말하였다. "우리가 수치를 당하지 않도록 그 여자가 그것을 가지게 하라. 보라, 내가 이 새끼 염소를 보냈으나 네가 그 여자를 찾지 못하였다." (창세기 38장 23절)

다말은 다시 과부의 옷으로 갈아입고 떠납니다(19절). 유다는 친구 히라를 시켜 담보물을 도로 찾으려 하지만 여자를 찾지 못합니다(20절, 22절). 그러자 유다는 더 캐묻지 않고 추적을 그칩니다(23절). 주석은 이것이 회개가 아니라, 세상의 평판을 하나님의 심판보다 더 두려워한 태도였다고 지적합니다.[칼빈] 유다가 두려워한 것은 하나님 앞의 죄가 아니라 사람 앞의 수치였습니다.[헨리] 담보물을 잃더라도 소문만 나지 않으면 된다는 그의 계산 속에는, 자기 양심보다 남의 눈을 앞세우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24~26절 — "그 여자가 나보다 의롭다"

유다가 그것들을 알아보고 말하였다. "그 여자가 나보다 의롭다. 이는 내가 그를 내 아들 셀라에게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다는 다시는 그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았다. (창세기 38장 26절)

석 달 뒤 다말의 임신이 드러나자, 유다는 곧바로 그를 끌어내어 불태우라고 명합니다(24절). 족장 시대의 아버지는 가족의 생사여탈권을 가졌고, 간음에 대한 화형은 결혼의 신성함을 지키기 위해 고대 여러 곳에서 있던 처벌이었다고 설명됩니다.[JFB·칼빈] 그런데 다말이 담보물을 내보이며 임자를 밝히라 하자, 유다는 그것이 자기 것임을 알아보고 "그 여자가 나보다 의롭다"고 고백합니다(25절, 26절). 주석은 유다가 강요 없이 스스로 죄를 자백하고 다시는 죄를 반복하지 않은 것을 참된 회개의 증거로 높이 평가합니다.[헨리·칼빈] 다만 남에게는 엄격하면서 자기에게는 관대했던 인간의 이중성도 함께 지적합니다.[칼빈] 한편 다말의 행위는 분명한 죄였지만, 일부 해석자들은 그가 메시아의 계보에 들려는 소망에서 그렇게 했다고 보기도 하며, 실제로 다말의 이름은 훗날 마태복음의 족보에 오릅니다.[헨리]

27~30절 — 수치 위에 태어난 약속

그런데 그 아이가 손을 도로 들이는 순간, 보라, 그 형제가 나오니, 그 여자가 말하였다. "어찌하여 네가 너 자신을 위하여 터뜨리고 나왔느냐?" 그러므로 그의 이름을 베레스라 하였다. (창세기 38장 29절)

다말은 쌍둥이를 낳습니다(27절). 먼저 손을 내밀어 붉은 실이 매인 아이가 도로 들어가고, 그 형제가 먼저 터뜨리고 나와 베레스라는 이름을 얻습니다(28절, 29절, 30절). 주석은 이 특별한 출생을 부모를 겸손하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으로 읽습니다. 자녀들이 부모의 불명예의 표를 지니고 태어난 셈이기 때문입니다.[칼빈] 먼저 나오려던 아이를 제치고 다른 아이가 앞선 이 장면은, 형제 사이의 다툼과 앞다툼 일반에 적용할 교훈으로도 넓혀집니다.[헨리] 무엇보다 이 모든 수치의 기록 끝에서, 바로 이 베레스를 통해 그리스도의 계보가 이어진다는 사실이 다섯 주석의 한결같은 신학적 초점입니다.[공통] 야곱의 맏아들들이 저지른 크고 작은 죄에도 불구하고 유다에게서 왕과 메시아가 나온 것은,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긍휼을 기념하는 표적입니다.[헨리]

연결된 말씀

  • 마태복음 1장 — 이 장에서 태어난 베레스와 다말의 이름이 그대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오르는 본문입니다.
  • 신명기 25장 — 오난이 거부한 형사취수의 의무가 훗날 율법으로 명문화된 규정입니다.
  • 히브리서 7장 — 우리 주님이 유다 지파에서 나셨음을 밝혀, 이 부끄러운 가문이 메시아의 혈통임을 확인해 주는 말씀입니다.

마무리

창세기 38장은 믿음의 가문이 저지른 가장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그 수치의 한복판에서 메시아의 계보를 이어 가셨습니다. 이것이 다섯 주석이 입을 모아 가리키는 핵심입니다.[공통]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가 깨끗해서 주어지는 상이 아니라, 우리가 부끄러운 곳에 있을 때에도 찾아오는 긍휼이기 때문입니다.[헨리·칼빈] 유다는 오랫동안 죄가 아니라 수치를 두려워했습니다.[헨리] 사람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에만 마음을 쓰다가, 마지막에야 "그 여자가 나보다 의롭다"며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그 정직한 한마디가 그를 돌이키게 했습니다.[헨리] 나도 하나님 앞의 죄보다 사람 앞의 체면을 더 신경 쓸 때가 있습니다. 실수가 드러날까 봐 감추고, 소문이 날까 봐 덮으려 합니다. 그러나 나를 바꾸는 것은 완벽한 겉모습이 아니라, 부끄러운 자리에서도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는 용기입니다. 나는 남의 눈보다 하나님의 눈을 먼저 의식하며, 내 잘못을 정직하게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인가요?

참고한 주석: [헨리] [JFB] [칼빈] [풀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