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장 —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와 탄생
요약
마태복음은 신약 성경의 첫 책입니다. 구약이 세상을 만드신 이야기로 시작한다면, 신약은 세상을 만드신 그분이 사람으로 태어나신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마태는 유대인 독자들에게 예수님이 구약에서 약속된 바로 그 메시아이심을 증명하려고 이 책을 썼습니다. 그래서 1장은 두 개의 증거로 문을 엽니다. 앞부분(1~17절)은 예수님이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이심을 보여 주는 족보이고, 뒷부분(18~25절)은 예수님이 성령으로 잉태되어 처녀에게서 태어나셨다는 탄생 기록입니다. 한마디로 이 장은 "이분이 약속의 주인공이 맞다"라는 공식 신분 증명서입니다.
장의 흐름
- 1~17절 —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다윗부터 바벨론 이주까지, 바벨론 이주부터 그리스도까지 열네 대씩 이어지는 족보.
- 18~25절 — 성령으로 잉태된 아기, 요셉의 고민과 천사의 계시, 그리고 '예수'와 '임마누엘'이라는 두 이름.
단락별 해설
1~17절 — 마흔두 대의 족보가 증명하는 것
"다윗의 자손이요 아브라함의 자손인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입니다." (마태복음 1장 1절)
족보라니, 첫 장부터 낯선 이름이 마흔 개 넘게 쏟아져서 성경 읽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대목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 명단은 지루한 기록이 아니라 법정에 제출된 증거 서류입니다. 하나님은 구약에서 두 사람에게 약속을 맡기셨습니다. 아브라함에게는 "네 자손을 통해 온 민족이 복을 받을 것"이라는 약속을, 다윗에게는 "네 집의 왕위가 영원히 견고할 것"이라는 약속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메시아라면 반드시 이 두 사람의 자손이어야 합니다(1절). 마태는 그 혈통이 공식 기록으로 증명된다는 것부터 보여 주는 것입니다. 실제로 당시 유대에는 공적인 족보 기록이 보관되어 있었고, 예수님을 반대하던 사람들조차 그분의 혈통 자체를 문제 삼은 적이 없었습니다.[풀핏]
열네 대씩 세 묶음(17절)이라는 구조도 우연이 아닙니다. 외우기 쉽게 정리한 장치이면서, 다윗 왕가의 역사를 세 시기로 보여 줍니다.[풀핏·헨리] 일어나던 아침, 꽃피던 한낮, 그리고 바벨론 이주 이후 시들어 가던 저녁입니다. 왕가의 후손이 시골 목수의 집안으로 줄어들었을 때, 바로 그 가장 초라한 순간에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셨습니다. 약속이 주어진 지 약 이천 년, 마흔두 대가 지나도록 기다림은 길었습니다. 하지만 약속의 성취가 늦어지는 것은 우리의 인내를 단련할 뿐, 하나님의 약속 자체를 약하게 만들지 못합니다. 오히려 불가능이 가장 커 보일 때가 하나님이 약속을 이루시는 때였습니다.[헨리]
이 족보에는 이상한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여인의 이름이 넷이나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3절, 5절, 6절). 다말과 밧세바에게는 부끄러운 과거가 있었고, 라합은 여리고의 기생이었으며, 룻은 이방 모압 여인이었습니다. 명예로운 왕의 족보라면 감추고 싶었을 이름들입니다. 그런데 마태는 굳이 그들을 기록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죄인과 이방인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시고, 회개하는 사람을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 받아 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헨리] 족보의 첫 페이지부터 복음이 새겨져 있는 셈입니다. 왕국의 시작에 이런 흠이 기록된 것은 사람이 혈통이나 스펙을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기도 합니다.[칼빈] 또 하나, 선한 왕 뒤에 악한 왕이 나오고 악한 왕 뒤에 선한 왕이 나오는 것(7~10절)을 보면, 믿음은 부모에게서 자동으로 상속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경건한 부모의 자녀라도 스스로 하나님 앞에 서야 하고, 반대로 어두운 가정에서도 하나님은 새 역사를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18~25절 — 성령으로 잉태되신 예수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신 일은 이러합니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고 아직 함께 살기 전에, 성령으로 잉태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마태복음 1장 18절)
당시 유대에서 약혼은 지금의 약혼과 달랐습니다. 약혼한 순간부터 법적으로는 이미 아내였고, 관계를 끝내려면 정식 이혼 절차가 필요했습니다.[공통] 그런 상황에서 마리아의 임신이 드러났으니, 요셉의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이 됩니다.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기에 죄를 모른 척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마리아를 사랑했기에 그녀를 사람들 앞에서 망신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19절). 그래서 그가 택한 길은 조용한 파혼이었습니다. 증인 두 사람 앞에서 이유도 밝히지 않고 조용히 끝내는, 당시 법이 허용한 가장 배려 깊은 방법이었습니다.[풀핏] 원칙과 사랑, 둘 중 하나를 버리지 않고 둘 다 붙든 것입니다.
요셉이 이 일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을 때 하나님이 개입하셨습니다(20절). 하나님은 생각 없이 사는 사람이 아니라 고민하며 길을 찾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바로 그 순간에 길을 보여 주십니다.[헨리·칼빈] 천사는 요셉을 "다윗의 자손 요셉아"라고 부릅니다. 잊고 살았을 왕가의 혈통을 일깨우는 호칭입니다.[JFB] 그리고 마리아가 아니라 하늘의 증인이 직접 진실을 알려 줍니다. 마리아가 스스로 변명했다면 믿기 어려웠겠지만, 하나님이 요셉에게 직접 말씀하셨기에 요셉은 성육신의 가장 믿을 만한 증인이 되었습니다.[칼빈]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것이니, 너는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1장 21절)
'예수'는 구약의 '여호수아'와 같은 이름으로, "여호와는 구원"이라는 뜻입니다. 이름이 곧 사명 선언입니다. 그런데 천사는 "고난에서"가 아니라 "죄에서" 구원하신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정말 벗어나야 할 가장 깊은 문제는 성적도, 관계도, 환경도 아니라 죄라는 것입니다.[풀핏] 이 구원은 두 겹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으로 죄의 형벌과 죄책감에서 건지시고, 성령으로 죄의 힘과 지배에서 건지십니다.[헨리·칼빈] 죄를 지어도 되는 자유가 아니라, 죄로부터의 자유입니다.
마태는 이 모든 일이 칠백 년 전 이사야의 예언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합니다(22~23절). 아기의 또 다른 이름 임마누엘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뜻입니다. 멀리서 우리를 내려다보시는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 곁에 오셔서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놓으신 하나님입니다. 함께 계시는 분(임마누엘)이기에 구원하시는 분(예수)이 되실 수 있었습니다.[헨리] 잠에서 깬 요셉은 천사가 명령한 그대로 행했습니다(24~25절).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고, 아기가 태어나기까지 동침하지 않았으며, 아들의 이름을 예수라 지었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세 겹의 순종이었습니다.[풀핏]
연결된 말씀
- 창세기 22장 — "네 씨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라." 아브라함에게 주신 이 약속의 상속자가 누구인지를 1절의 족보가 대답합니다.
- 사무엘하 7장 — 다윗의 왕위가 영원하리라는 언약. "다윗의 자손"(1절, 20절)이라는 호칭의 뿌리입니다.
- 이사야 7장 —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23절이 그대로 이루어졌다고 인용하는 칠백 년 전의 예언입니다.
- 룻기 4장 — 족보 속 룻과 보아스(5절)의 이야기. 이방 여인이 어떻게 메시아의 조상이 되었는지 보여 줍니다.
- 누가복음 1장 — 같은 사건을 마리아의 눈으로 기록한 수태고지. 마리아가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합니다"라고 말합니다.
- 누가복음 3장 — 누가가 기록한 또 하나의 족보. 마태와 다른 이름들이 나와 옛날부터 두 족보의 관계가 연구되어 왔습니다.
- 로마서 11장 — 이방인이 참감람나무에 접붙임을 받는다는 말씀. 족보의 이방 여인들이 미리 보여 준 그림입니다.
마무리
마태복음 1장은 하나님이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마흔두 대의 이름으로 증명합니다. 이천 년이 걸려도, 왕가가 목수의 집안으로 내려앉아도, 약속은 죽지 않았습니다.[헨리] 그리고 그 약속의 완성은 화려한 궁전이 아니라 부끄러운 이름들이 섞인 족보와 오해받는 한 약혼녀의 태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시험 결과나 친구 관계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 하나님이 일하시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날에도, 하나님의 시간표는 멈춘 적이 없습니다. 요셉처럼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곰곰이 생각하며 하나님의 길을 찾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지금도 말씀으로 다가오십니다. 나는 오래 기다리게 하시는 하나님을 여전히 신뢰하는 사람인가요? 그리고 나를 "죄에서"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께, 오늘 내가 붙들고 있는 그 죄를 내어드릴 수 있나요?
참고한 주석: [헨리] [JFB] [칼빈] [풀핏]